낚시는 민물낚시, 바다낚시, 루어낚시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활동량이 적은 것이 바로 민물 붕어낚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민물 붕어낚시를 기준으로 낚시의 운동량을 짚어 보자. 낚시의 과정은 대략 3단계로 나뉜다. 낚시준비와 출조, 그리고 마무리 단계가 있다.
첫째, 준비단계
낚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먼저 출조지(낚시터)와 시간을 정하고 그에 맞는 채비를 조목조목 챙긴 후 식사준비와 교통편 등을 확인한다.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낚시를 하러 가기 전날만큼은 몸을 아낀다. 좋아하던 술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마치 초등학생이 소풍 가기 전날처럼 마음은 들뜨지만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 때 충만한 기대감과 희망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된다.
둘째, 출조단계
출조 하는 날 집을 나서는 낚시꾼의 모습은 마치 완전군장을 하고 행군을 떠나는 군인과 같다. 아니, 짐의 수나 크기 무게로만 따진다면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는 산악인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할 것이다.
낚시터에 도착하면 원하는 포인트까지 걸어야 한다. 이 거리가 길 수도 가까울 수도 있지만 평균 1.2km 이상이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대략 2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등산의 경우 시간당 약 500칼로리가 소모된다고 한다. 낚시꾼 역시 무거운 짐을 매고,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걸으니 그 운동량은 등산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준비운동 단계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편 후 미끼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한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된다. 먼저 손바닥과 손등에 분포한 수장근, 중앙근, 골간근 등이 동원되어 10개 이상의 지관절과 중수지관절을 움직여 바늘에 미끼를 단다. 이 동작은 떡밥낚시의 경우 하루 10시간을 한다고 볼 때 500~1,000회 이상 반복하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손가락 운동은 수지관절염의 예방에도 좋지만 특히 치매에는 독서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끼 달기가 끝나면 낚싯대를 휘둘러 원하는 곳에 미끼를 떨어뜨려야 한다(투척). 모든 낚시가 그렇듯 민물붕어낚시 역시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채비를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동작은 힘과 균형감각이 잘 조화가 되어있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최소한 1년 이상의 숙달이 필요하다.
이 동작에는 우선 수장근과 전완부 굴곡근, 신진근을 사용해서 낚싯대를 들어올림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에 균등한 힘을 주고 낚싯대를 머리 위까지 들어올려 투척을 한다. 그 후 미끼가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안착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잽싸게 낚싯대를 내려 미끼가 잘 가라앉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 후 낚싯대를 받침대에 올려 놓으면서 자리에 앉는다.
찌를 응시하며 입질을 기다리다가 예신이 오면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가 스타트를 준비하는 것처럼 온몸을 긴장한다. 슬며시 낚싯대를 잡고 온몸의 근육과 관절에 힘을 주어 본신을 기다린다.
이어지는 찌올림에 적당한 챔질시기를 예측하고, 손목부터 힘을 주는 힘찬 챔질을 한다. 이윽고 걸린 붕어의 크기에 따라 힘을 빼고 제압하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한 마리의 붕어를 살림망에 담게 된다. 이런 떡밥낚시의 경우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동작을 하루에 300~700번 정도 한다.
이 때 20cm 정도 붕어를 30여 마리 낚았다고 가정하면 앉았다 일어나기를 700여회 반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최소 500에서 최대 1,000칼로리를 소모한다. 물론 입질을 받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이럴 때도 최소 밑밥질은 해야 하므로 오히려 더 부지런히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마지막 마무리 단계
낚시를 끝낸 후 철수길에 오르면서 마무리를 한다. 우선 자신이 낚시를 한 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낚시 중 생긴 쓰레기를 모아 따로 챙겨 가므로 그 짐은 낚시터에 도착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집에 돌아와서 가져갔던 낚시장비와 채비를 정리하면 이것으로 한 번의 출조가 끝난다.
이 과정에 소모되는 열량은 모두 1,000~1,500칼로리로, 이는 시속 4km의 속도로 3~4시간 걷는 운동량과 맞먹는다. 골프 18홀을 도는 것보다 오히려 운동량이 더 많은 것이며, 볼링을 5시간 한 것과 비슷하다.